꿈을 잘 꾸는 편이다.
퇴사 이후론 꿈을 생생하게 꿀 때가 많다.
내가 꿈 속의 소년이었는지, 소년 옆의 강아지나 고양이 같은 존재였는진 모르겠는데
판타지 동화 같은 꿈이었다.
남자아이는 半神인것 같고, 신들의 집단에서 어릴 적 쫓겨났다.
갖고 있는 능력은 생명력인 듯 하다.
생명이 못산다고 하는 곳에 재미삼아 씨를 뿌리니 20초만에 급 싹이 트는 걸 지켜봤다.
밭 옆으로 참외씨를 뿌리는 것에 재미가 들렸는데 갑자기 싹이 조금 튼 씨들이 사라지며 땅이 꿈틀거려서 조금 파보니 커다란 규모의 개미굴이 있었다....
징그럽기도 한데 경이로운 마음도 있어서 숨을 죽이고 지켜보고 있는데
소년의 '씨는 여기 뿌리지 말고 다른 곳에서 뿌리자'는 말에 조금 더 걷다보니 이암 또는 역암으로 이루어진 황토색 높은 절벽 아래, 터널이라 보기엔 사람이 지나다닐 수 없을 만큼 가느다란 홈이 나 있는 장소가 있었다. 반대쪽에선 새하얀 빛이 뿜어져나오는 예쁜 곳이었고 트여있는 곳에 서있음에도 어쩐지 아늑한 느낌이 들었다.
그 절벽 아래 씨를 뿌리려는데 소년이 손을 높이 들어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곳을 보니 천장에 정말 어마어마한 규모의 개미굴이 마치 빌트인 벌집처럼 왕궁을 이루고 있었다.
놀라워서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 개미굴의 개미들은 우리랑 생각이 달랐는지 부랴부랴 짐을 싸서 대피를 하더라. 개미들이 옷가지도 열심히 챙기고 반짝반짝거리는 오메가3같은 것들도 엄청 쟁여서 길을 떠나는 모습이 어쩐지 불쌍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지만 큰 볼거리이기도 했다. '아니 왜저렇게 도망을 가지^^;;;;;' 하며 지켜보고 있는데 웬 할아버지가 쩌렁저렁하게 '뭐하는 놈들이냐! 여긴 살아있는 놈들이 올 곳이 못돼!' 하고 떽떽거렸다.
그 소리에 놀라 어디든 도망을 가야겠다...하고 있던 찰나 그 할아버지 친구쯤 되는 다른 할아버지가
'난 저 소년이 누군줄 안다' 며 막 어릴 적 어디 머물지 않았냐고 자신은 누구인데 방문차 뵀었다고 난 어렴풋이 기억이 날듯 말듯 한 얘기를 한참동안 풀다가 온화한 얼굴로 좋을 만큼 머물다가 가라고 말해줬다.
그 허락을 받는 순간 몸이 연기처럼 가벼워지고 이리저리 비틀어지더니 자유롭게 날아올랐고
이리저리 시공간을 누비던 때 스륵 잠에서 깼다.
신기한 꿈이었고 이런 비슷한 얘길 책에서 본 적이 없어서 더욱 흥미로워진 나는 더 까먹기 전에 이렇게 기록으로 남겨본다:)
그 전에도 재밌는 꿈을 꿨었는데 잠결에 남자친구에게만 얘길하고 다시 잠이 들은 뒤 망각해버렸다.
한번 기억하고 있나 물어봐야겠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