올 겨울 요래조래 감기 증세가 늘 있었다.
조금만 방심해도 목이 붓고 코가 막히고 그랬다.
면역력이 떨어져서인가보다 하고 좀 더 스스로 몸을 잘 챙겨야지! 하며 남자친구와 매일 약을 건강 보조제들을 챙겨주기 시작했다. 오메가3, 프로폴리스, 비타민, 루테인, 글루코사민, DHA, 유산균 등등
우리는 (병원비가 비싸서 건강보조제로 건강을 사수하는) 미국 중산층같지 않냐-따위의 농담을 하며 겨울을 났는데
봄이되고 내가 이 약 챙겨먹기에 소홀해졌었다. 매일매일 챙겨먹었었는데..이젠 3일에 한번? 일주일에 한번? 이런식으로-
그래서였나?
감기에 제대로 걸린 것 같다ㅎ
그제부터 목이 아침마다 칼칼하다못해 목소리가 갈라지더니 붓고 열이나기 시작했고 시간이 지나니 코가 꽉 막혔다가 콧물이 나다가를 반복했고 미열을 달고 하루종일 지내고 저녁엔 퍽 뜨겁고 무거운 머리, 으슬으슬하고 어딘가 스치기만해도 맞고 있는 것 같은 몸살기운을 느끼며 하루를 더 보냈더니
'아...-_- 감기구나' 하고 그제서야 스스로 감기에 걸렸다는 것을 인정했다.
목붓고, 기침, 코막힘, 콧물, 가래, 열, 몸살기운 까지 그랜드슬램을 달성해버렸으.
어제 오후 남자친구가 병원에 가 볼것을 제안했다. 솔직히 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 귀찮았지만 병원에 전화를 걸어봤다. '몇시까지 하나요?' '....6시 40분까지 올 수 있으세요?'
',,,'6시 30분이었다. 황급히 아무거나 걸치고 집을 나서서 전속력으로 뛰었다. 공기를 습하습하 마시면서
미세먼지 많았을텐데. 병원엔 39분에 도착했다.
의사의 단골멘트는 스트레스와 미세먼지였다. 그래...미세먼지가 큰 요인이었겠지.
회사에서 겪었던 스트레스를 퇴사하고도 다 떨쳐내지 못한 상태에서 집은 건조하니 면역력이 좀 쭈욱 떨어졌는데 건강보조제도 게을리 먹어서 면역력이 오르지도 못한 상태에서 미세먼지를 들이키고, 늘 3시 반 쯤 자고 8시부터 깨다자다를 반복하다 찌뿌둥하게 일어났으니.
감기가 걸릴 만 하지 않을까. 내 몸의 면역력을 너무 과대평가 했어.
의사는 다소 무리한 요구를 했다.
말을 하지 말 것.
외출을 하지 말 것.
온도차를 줄일 것.(목욕도 자제할 것)
높은 습도를 유지할 것.
코가 막히거나 콧물이 나거나 하면 뒤로 넘기지 말고 무조건 밖으로 빼내는데 억지로 풀지 말고 흐르는
콧물만 닦을 것.
3일치 약 처방을 하길래 5일치로 지어달라고 했다. 내 감기는 늘 비슷한 패턴이니까. 잘 들으면 다음 초기 감기에도 써먹어야지- 하고.
잘 때는 늘 고양이 네마리가 내 머리를 둘러싸고 잤는데 냥이에게도, 나에게도 좋지 못할 것 같아 모두 다 방 밖으로 떼놓고 침구도 싹 세탁기에 삶음 코스로 돌린 후 두꺼운 극세사를 깔고 덮고 잤다.
그리고 다음날.....난 오늘 의문의 11번째의 전화를 받고 있다.
..오늘 왜이리 갑자기 내가 생각났다는 사람들이 많지. 수상하다.